[앵커]
요즘 홍콩은, 무료 항공권까지 나눠주면서 관광객 유치하느라 바쁘죠.
막상 가보면 '그동안 알던 홍콩 맞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국화'가 많이 이뤄졌는데요.
세계를 가다, 공태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코로나 해제 이후 국경을 걸어 잠갔던 홍콩이 정상화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홍콩은 국가보안법과 제로코로나를 거치며 많은 부분이 바뀌었는데요.
보다 대담하고 치밀하게 중국화가 되고 있는 홍콩의 모습을 알아보겠습니다.
홍콩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서구룡문화지구의 고궁박물관.
지난해 7월 개관한 7층짜리 황금색 건물로, 빨간 문이 자금성을 연상시킵니다.
내부에는 자금성 유물 900여 점이 전시돼 있고, 홍콩어나 영어가 아닌 중국 본토에서 쓰는 표준 중국어로 안내합니다.
[박물관 안내원(표준 중국어)]
"입장권 있나요? "
홍콩이 중국 본토와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귀속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세웠단 평가가 나옵니다
[현장음]
"당신이 있는 이 곳에 세계를 내다보고 중화 문화를 전승하는 현대화 박물관이 세워졌습니다."
침사추이의 대형 서점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집이 판매 중이고, 홍콩 일국양제 관련 발언 모음집과 공산당 서적들도 매대를 꽉 채울 정도로 많습니다.
어학 코너에는 중국 표준어 학습지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철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매일 쏟아져 들어오고, 도로에는 중국과 홍콩을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양쪽 번호판을 모두 단 차량이 쉽게 눈에 띕니다.
홍콩에서 30년을 산 교민은 최근 외국인보다 중국인들이 더 많이 유입되는 걸 실감합니다.
[홍콩 현지 교민]
"(식당) 손님의 50% 정도는 중국 본토에서 오신 분. (중국화) 체감하죠. 관공서를 가도 중국 표준어를 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영어를 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영어 질문에, 중국 표준어가 더 편하다며 표준어로 답하는 홍콩 시민도 있습니다.
[앤 / 홍콩 시민(표준어)]
"(홍콩의 중국화를 느끼나요?) 확실히 느끼죠. 볼 수 있는 뉴스도 별로 없고 기사도 풍부하지 않아요."
대만과 홍콩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택시기사/ 홍콩시민]
"시진핑 주석이 원하는 건 대만이 중국에 속하는 거죠. 하지만 그들은 자유를 원하지 중국에 속하길 원치 않아요. 중국에 속하면 홍콩처럼 자유로울 수 없죠. "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2020년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이후 크게 위축됐습니다.
지난 30여 년 간 매년 6월 4일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던 촛불집회 장소는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끝난 후에도 막혀 있습니다.
매년 시위 추모집회가 벌어졌던 이 공원은 올해는 이렇게 빨간 가림막이 처져있는 상태로 공원 절반 가량이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봉쇄 이유는 잔디 보호와 보수 공사, 친중단체의 쇼핑행사 개최 등입니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모 조각상도 당국이 압수했습니다.
선출직을 줄이고 정부 임명직을 늘린 구의회 선거제도 개편을 비판한 홍콩명보의 시사만평은 지난 14일 갑작스레 종료되기도 했습니다.
홍콩에서 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차태윤
공태현 기자 ball@ichannela.com